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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문



안녕하세요.


당신의 사과문은 잘 읽어 보았습니다. 제가 원하는 방향은 전혀 아니었지만요.


"누구나 할 수 있는 한 순간의 충동적인 실수였고, 따져봐야 너만 에너지들고 손해이니 서로를 위해 잊자. 공무원시험 준비중이니 너른 양해를 부탁한다" 정도가 제가 받은 사과문의 골자라고 볼 수 있겠네요. 아마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지만, 제가 오해한부분이 있다면 말씀해주셔도 좋습니다.


 피해자인 제 입장에서는 구구절절한 반성의 마음이 사과문에 잔뜩 묻어있더라도 진심인지 거짓인지를 가늠해 진지하게 생각해야하는 마당에, 그조차도 글에 묻어나있지 못하다면 더 말할 가치도 없겠지요. 반성의 진심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이라면.. 글쎄요, 안타깝지만 본인의 부족한 글솜씨를 원망하셔야겠네요.


제가 홍대 몰카 사건에서, 피해자는 계속 피해를 받고 있다고, 가해를 멈추라고 한 글에 당신이 찾아와서는 이렇게 얘기했죠. 여성들의 피해에는 그동안 눈감아왔으면서 왜 이번에만 난리냐고 하셨습니다. 제가 여성들의 피해에 눈감아왔는지 어쨌는지 어떻게 아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전 그동안 한번도 눈감거나 외면한 적이 없습니다. 불합리한 일엔 언제나 목소리를 내왔고, 잘못된 것에는 규탄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런 얘기를 했더니, 그때 당신은 뭐라고 하셨던가요. 소시오패스도 그런 식으로 인권변호사도 하고 한다고 하셨죠. 당신의 말 속에서, 저는 갑자기 "살해당한 여성에게 가해자를 용서하라고 실실 쪼갠 소시오패스 새끼"가 되더군요? "남의 여자는 목졸려죽든 시체가 4조각으로 잘려서 농수로에 버려지든 밖에 나와있는게 논리적이라고 실실 쪼개"는 "논리적인 척 역겹게 가식떠는" 새끼란 말을 왜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더군요. 왜죠. 제가 남자라서?


당신에게 얘기했듯이, 전 어릴 적 납치 미수 경험이 있습니다. 학교폭력에 의한 성추행 및 지하철 성추행 경험자기도 합니다.


어린 초등학교 6학년 남자아이가 밤길에 갑자기 목이 졸리고 끌려가다가, 반항하니 목에 칼이 들어왔습니다. 조용히 하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는 말에, 가까스로 살아나고 나서도 한동안 트라우마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죽음 직전까지 몰렸던 사람에게, 님은 “거짓말하려거든 조사 먼저 하시던가”라면서, "님 증상이 생각할수록 심각하다"라고 하셨죠.


제 피해사실은 당시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로 매도하시더니, 님은 과거에 피해자였으니까, "한 순간의 실수이니 잊고 이해해달라"는 말씀이신가요. "누군가를 미워하는 일은 에너지가 많이 발생"한다구요.


전 님이 당했다고 얘기하는, 과거의 성폭행에 대해 아무 언급을 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왈가왈부할 일도 아니고요. 당신보고 제 글에 와서 덧글 달라고 한 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굳이 제 글들에 찾아와서, 3일 가까이 따라다니며 온갖 폭언들을 퍼붓지 않았나요.


그러나 당신은 무려 3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당시 저에게 했던 말들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다가
사이버모욕죄로 검찰 기소가 올라가니 그제서야 사과문이랍시고 이런 글을 보내시네요.
경찰공무원 준비중이었다니 벌금이 무섭긴 하셨나 봅니다.


그러나 어쩌죠. 당신이 보낸 사과문을 보니, 당신이 얼마나 사과할 마음이 없는지를 잘 알겠습니다.
당신같은 사람이 경찰공무원이 되어 범죄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부서에 간다는 게, 끔찍합니다. 과거의 피해에 사로잡혀 애꿎은 사람에게 저렇게 화풀이하다가, 가해자의 입장에 서니 아무렇지도 않게 "살다보면 이런일 저런일 있기마련"이라며 "잊어달라"는 말을 하는 당신이요. 당신이 그렇게 얘기하던 페미니즘에선 이렇게 하라고 가르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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